[국감]한국최초 우주인, 지금 뭐하나?..260억 쇼로 끝난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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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3.10.21. 오전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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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소연 씨는 MBA, 고산 씨는 3D 프린터 창업
- 후속 연구 초라해..항우연은 미화에 집중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한국최초의 우주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2005년 11월부터 2008년 6월까지 총 256억 2200만 원이 투자된 ‘한국우주인배출’ 사업이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정부는 우주인 실험기술 개발 등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사업 종료 이후 후속연구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은 채 우주인 배출사업이 끝나버렸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었던 이소연 박사는 지난해 MBA 과정을 밟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지난 8월 한국계 미국인과 결혼했고, 고산 선임연구원 역시 3D프린터 업체를 창업하는 등 우주과학 기술개발과는 먼 인생을 살고 있다.

한국 우주인 배출사업 총 사업비(단 위 억원)
◇이소연, 고산 씨 우주와는 다른 길로..항우연은 미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재천 의원(민주당)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우주인 배출 사업에 관해 제출받은 자료를 확인한 결과, 이 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21일 밝혔다.

2008년 러시아 소유즈 로켓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에 10일간 머무른 한국 최초의 우주인인 이소연 박사는 우주과학분야의 기술 개발 대신 MBA 과정을 택했다. 우주개발과 무관한 길을 가는 것은 고산 선임연구원 역시 마찬가지다.

고산 씨는 3D 프린터 관련 벤처기업 에이팀(A-team)을 창업했다.

하지만 항우연은 이소연 박사의 MBA행을 우주인의 능력 향상을 위한 학업 수행이라고 미화하고 있다.

▲이소연 박사(‘08.6∼’12.8) 대외활동 내역
◇우주인 강연료는 개인수입으로

최 의원에 따르면 이소연 박사는 항우연 직원으로서 강연을 하면서도 강연료는 전부 개인수입으로 챙기고 출장비는 항우연에서 지급받았다. 이소연 박사가 2008년부터 휴직 전인 2012년 9월까지 행한 초청·기획 강연은 모두 235회. 2012년 기준 가장 적게 받을 때는 27만 2460원, 가장 많이 받을 때는 191만 2000원을 받았다. 2012년 받은 총 강연료는 1054만 3660원으로 그해 유·무료 강연 횟수 28로 나누면 회당 평균 금액은 37만 6559원에 이른다. 여기에 항우연 재직 당시 총 강연 횟수인 235를 곱하면 강연료 수입 추정치는 8849만 1365원에 이른다.

항우연 측은 “대외 교육·홍보 활동은 이소연 박사 업무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강연이 업무의 연장선이었다면 그 수입은 항우연으로 귀속돼야 하지 않겠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특히 강연이 업무시간 중 행해졌고, 원거리 출장이 많았기 때문에 강연을 위해 연구활동 등 다른 업무에 지장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더불어 강연료 수입은 개인수입으로 챙기고, 강연을 위한 국내외 출장비는 항우연에서 지급받았다는 점도 논란이다.

◇후속연구 초라해..한국우주인 배출사업 효과 논란

항우연은 이 사업이 향후 우주연구 분야를 위해 어떠한 주춧돌이 되었는가 하는 점을 내세우기보다는 미사여구를 동원해 효과를 과장하고 있다.

항우연이 제출한 평가보고서인 ‘우주인 배출의 사회·경제적 효과 분석’(항공대 허의영 교수, 2011)에 따르면, 우주인배출의 사회적 효과로 우주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우주과학문화 확산에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했으며, 청소년의 이공계 선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점을 꼽았다.

경제적 효과로는 강연활동 등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5억 9700만 원, 대중매체를 이용한 과학문화 활동의 경제적 가치를 PR효과 측면에서 환산해 492억 6500만 원 등 513억 7500만 원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항우연이 제출한 ‘한국우주인사업 최종평가결과’ 보고서는 허술하기만 하다. 여기선 우주인 선발기술, 우주실험기술, 대국민 홍보 효과, 한국의 국제위상 제고와 국제협력 강화를 꼽았지만, 정작 이 사업을 통해 어떤 기술을 확보했고, 향후 우주 진출을 위한 기술 발전이 어느 정도까지 진행됐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후속연구 역시 초라한 수준이다. 항우연은 후속연구로 우주인 활동 및 관리(2008년 7월~2009년 6월, 3억 7500만원), 미세중력 활용 우주실험 지상연구 및 우주인활동 지원(2009년 8월~2010년 7월, 3억 5000만원) 항우연 기관목적사업으로 한국형 유인우주프로그램 개발(2010년 1월~2012년 12월, 22억 1100만원), 마이크로중력 활용 유인우주기반기술 연구(2013년 1월~현재, 10억1900만원)을 들었다. 5년간 후속사업 예산은 40억 원 남짓에 불과한 것이다.

최재천 의원은 “전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시작됐던 한국 우주인 배출사업이 포장만 요란했지 내실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우주 개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관련 기술 확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막대한 비용을 들인 우주과학 분야 투자가 일회성 보여주기용 사업으로 전락하는 일이 없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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